설준비 하세요?
미국에 살다보니 설도 내 설이 아닌 것 같고 추석도 내 추석이 아닌 것 같고..땡스기빙이 더 추석같고 그러네요.
한국은 북적북적 들썩들썩 시끌시끌(이건 좋은의미도, 나쁜의미도 되는^^) 할텐데 말이죠.
전 몇년간 설이 뭐다냐 하고 살았다가 그냥 약식으로라도 떡만두국이라도 끓여먹자 하고 떡국떡을 사다보니 녹두부침개를 먹고 싶더라구요.
제 남편은 별로 안즐기는데 저는 좋아하거든요.
저는 남편이 안좋아해도 먹고 싶으면 해먹는 여자. 움하하.
중국마트를 간 김에 혹시 녹두가 있나 봤더니 유기농 녹두가 있더라구요.
통녹두. 게다가 무려 미국에서 키운. 왠지 중국에서 키운 유기농보다 미국에서 키운 유기농이 쪼금 더 신임이 가는건 저만 그러는건 아니겠죠?긁적^^;;
예전에 한국마트에서 깐녹두(아씨상표! - 그 아씨 어떤 아씨인지 제 손에 잡히시면 명단축 할 줄 아시옵소서.)를 샀는데 물에 불리려고 담갔더니 왠 치자물보다 더 진한 노란물이 그렇게 나오던지...
이번에 사온 녹두는 그렇지 않은거 보니 예전 아씨 녹두가 정상이 아니었던 건 확실한거죠. 음식갖고 장난치면 다 쥐기삔다.ㅡ.ㅡ+
그래서 시작한 녹두부침개! 녹두는 사와서 물에 불리고(하루가 꼬박 걸렸어요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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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으로 비벼가며 까불려서 껍질을 벗겨요.
완벽하게 안벗기셔도 되요. 충분히 녹두가 불면 서로 주무르고 비비면서 껍질이 잘 벗겨져요.
그렇게 껍질을 벗겨 물에 헹군 후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갈았어요
**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!!! 제가 과거 몇번 실패한 적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알려드리는데요,
녹두를 믹서기에 갈때 물을 절대로!!! 많이 넣지 마세요.녹두가 갈아질 정도로만 물을 채워서 가세요.
아무 생각없이 넉넉하게 물 넣고 갈면 절대로!!! 안됩니다요~***
다행히 또! 별 생각없이 갈았는데 물을 조금만 넣고 갈아서 이번엔 성공한 것 같아요^^
곱게 갈아낸 녹두에는 찹쌀가루나 쌀가루를 녹두양의 1/10정도만 넣으세요.
제가 사용한 블렌더는 닌자구요, 컵단위가 써있어서 편했어요.
사진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강 10컵이 좀 넘는 양이잖아요.
저기에 물이 포함된거니까, 찹쌀가루를 딱 1컵만 넣었어요.
시작하시기전에 혹시 집에 찹쌀가루가 없으시면 찹쌀을 미리 충분히 불리셔서 녹두와 같이 가세요.하지만 가루를 사용하시는게 더 좋긴 합니다^^
찹쌀가루를 저 양보다 조금 더 넣으시는 건 큰 지장이 없는데요, 더 많이 넣으시면 반죽이 질척거리고 풀떡같은 느낌이 나요.
녹두전은 파삭하면서도 약간 단단한 그러지만 입안에서는 녹두의 질감이 부드럽게 부서지는 듯한 느낌이 나야 제 맛이잖아요.
꼭 물양과 찹쌀가루 양을 지켜주세요~!!
여기에 속재료는 고사리나물, 숙주나물, 돼지고기 양념한것, 김치 속 털어서 종종 썰은것, 파 썰은 것을 넣었어요.
파는 길게 썰기도 하는데 그냥 송송 썰어놓은 것이 있어서 사용했구요,
고사리와 숙주는 평소 나물처럼 양념하시면 되요. 단 간만 세게 안하시면 되구요.
김치는 속을 털어내는 것이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을 것 같아 그렇게 했어요.
이왕이면 부칠때 편해야하니까 가위로 혹은 칼로 고사리와 숙주는 좀 더 잘게 썰어줬구요.
보통 정통으로 녹두전을 하려면 반죽 올리고 고명을 따로 조금씩 올려야 하지만, 전 좀 편하게 하려고 다 한데 섞었습니다.
이걸 반죽에 다 합쳐서 하기도 하는데요, 이왕이면 그냥 좀 더 단정해 보이라고 반죽 따로 속 따로 했어요.
아! 반죽에도 약간의 소금간은 해주세요. 아주 싱거운 것 보다 살짝 맛이 들어가 있으면 더 좋더라구요.
그렇게 해서 부치시는데요,
잘 아시겠지만 녹두전은 기름을 넉넉하게 둘러 튀기듯이 부치는게 맛있어요.
부침개가 다 기름을 넉넉히 두르는게 좋지만 녹두전은 기름을 좀 많이 먹는 성질이 있는지 기름을 쭉쭉 먹더라구요.
베이컨이나 삼겹살 굽고 모아놓은 기름 있으시다면 조금씩 식용유와 섞어서 부치시면 더 꼬소~ 한 부침개가 됩니다.
원래 녹두전은 돼지기름으로 부친다지요.
불은 중불 정도로만 유지하시구요,
딱 한번씩만 뒤집으셔야하구요.
반죽을 국자로 떠서 달구어진 팬에 놓으시는데 원하시는 사이즈보다 좀 더 작게 부으세요.
그리고 비닐 장갑 낀 손으로 고명을 원하는 만큼 놓으시면서 살짝 눌러주세요.
그리고 나서 위에 반죽 약간을 바르듯이 고명위를 발라주세요.
그렇게 하셔서 아랫면이 바삭하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뒤집어서 약 3초후 뒤지개로 눌러주시고 아랫면도 바삭하도록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꺼내시면 됩니다.
기름은 계속 추가해주시면서요.
사진은 구리구리하지만 노릇하게 부쳐진 녹두전이에요.
딸아이가 미식가인데 이제껏 먹었던 녹두전 중에 가장 맛있대요.
딸아이는 녹두전을 그닥 즐기진 않거든요^^(아빠는 쏙 빼닮아가지고서는...)
아, 양념간장.
양념간장은 광장시장에 부침개로 유명하신 가게 사진을 보니까 양파를 숭덩숭덩 썰어놓은 간장이더라구요.
그래서 양념간장 있던거에 간장만 더 붓고 양파를 한입크기로 썰어서 넣었어요.
심심하게 부쳐진 녹두전에 간장이 적셔진 생양파 얹어 먹으니까 기름의 느끼함도 덜하고 좋더라구요^^
제가 몇년만에 해보니 부침개 중에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침개 중의 하나가 녹두전이구나 싶네요.ㅎ 꼬박 하루가 걸린 셈이니.
그래도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어요.
그래도 우리 명절 설인데 여러분도 한번 해보실래요~^^
모두모두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고 부자 되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일 다~이루시며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길 빕니다~~